한국 배당주와 배당 ETF(금융지주, 업종, 배당율, 고배당 ETF)
배당에 인색하다는 오명을 벗는 중, 한국 배당주란
한국 배당주란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정기적으로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종목을 말한다. 오랫동안 한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에 비해 배당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익 대비 배당으로 지급하는 비율인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이 많았고, 주주 환원보다는 사내 유보를 우선시하는 경영 문화가 강했던 탓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여러 상장기업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소각 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앞다퉈 발표하기 시작했고, 이는 국내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한국 배당주에 투자할 때 알아두면 좋은 개념 중 하나가 배당락이다. 배당을 받을 권리가 확정되는 배당기준일 이후에는 그만큼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배당락 폭은 기업의 성장성이 낮을수록, 시가배당률이 높을수록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고르기보다는, 배당락 이후에도 주가가 비교적 덜 흔들리는 기업, 즉 꾸준히 배당을 늘려가는 배당성장주를 함께 눈여겨보는 투자자들도 많다.
금융지주부터 담배주까지, 대표적인 한국 배당주 업종
한국 증시에서 전통적으로 고배당주로 꼽혀온 업종은 크게 금융지주, 통신, 담배 산업으로 나눌 수 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같은 금융지주회사들은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기반으로 오랫동안 높은 배당수익률을 유지해온 대표적인 업종이다. 최근에는 이들 금융지주사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 소각까지 확대해 주주환원 정책을 한층 강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신 업종에서는 SK텔레콤, KT 같은 기업이 꾸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지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통신 서비스 특성상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는 점이 안정적인 배당의 배경으로 꼽힌다. 담배와 인삼 사업을 영위하는 KT&G 역시 국내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자주 언급되는데, 필수소비재에 가까운 사업 특성상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작용한다. 이 외에도 정유, 지주회사, 일부 리츠 종목들도 국내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업종별로 배당의 안정성과 성장성에는 차이가 있는 만큼, 단순히 배당수익률 숫자만 비교하기보다는 그 배당을 지탱하는 사업의 안정성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의결권 대신 배당을, 우선주와 배당성장주 개념
한국 배당주 투자에서 함께 알아두면 좋은 개념이 바로 우선주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거나 제한되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을 우선적으로 지급받는 주식으로, 국내 증시에서는 종목명 뒤에 '우'라는 표기가 붙는 것이 특징이다. 같은 기업이라도 보통주보다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이 더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의결권보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중시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는다. 다만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거래량이 적어 유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또 다른 중요한 개념은 배당성장주다. 이는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주와는 결이 다른데, 시가배당률 자체는 낮더라도 장기적으로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가는 기업을 가리킨다. 흥미로운 점은 배당금이 꾸준히 늘어나더라도, 그 기업의 순이익이 그보다 더 가파르게 성장한다면 상대적인 수치인 시가배당률은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배당성장주는 배당금의 절대액이 계속 늘어나는 성장 스토리에 주목하는 개념으로, 배당락 이후 주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장기 투자자들에게 특히 관심을 받는다.
한국판 SCHD부터 국내 고배당 ETF까지
개별 배당주를 고르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국내에 상장된 배당 ETF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상품은 이른바 '한국판 SCHD'로 불리는 ETF들이다. 이는 미국의 대표적인 배당 성장형 ETF인 SCHD가 추종하는 다우존스 미국 배당 100 지수와 동일한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국내 상장 ETF를 가리키는데,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ACE 미국배당다우존스 등 여러 자산운용사에서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런 국내 상장 상품은 원화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상품마다 환헤지 여부, 실제 운용성과, 총보수 등에서 차이가 있어, '(H)'가 붙은 환헤지형 상품인지 환노출형 상품인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국내 대형 고배당주를 직접 담은 국내 고배당 ETF, 은행이나 금융지주 중심으로 구성된 금융업종 배당 ETF 등도 다양하게 상장되어 있다. 같은 배당 ETF라도 기초자산이 국내 고배당주인지, 미국 배당성장주인지에 따라 리스크 성격이 완전히 다르므로, 상품명뿐 아니라 실제 담고 있는 자산 구성을 확인한 뒤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배당 ETF와 절세 계좌, 배당주 투자 시 유의점
최근 국내 ETF 시장에서 두드러진 흐름 중 하나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의 인기다. 국내 고배당주나 미국 배당성장주를 담아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도 있지만, 이름에 커버드콜, 프리미엄 같은 단어가 붙은 상품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으로 분배 재원을 마련하는데, 기초자산이 크게 오를 때는 상승분의 일부를 포기해야 하고, 기초자산이 하락할 때 손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배당 ETF와는 성격이 다르다. 금융감독원 역시 커버드콜 ETF의 종목명에 표기된 목표분배율이 확정된 수익률이 아니라는 점을 소비자 경보로 안내한 바 있어, 상품명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기보다는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금 측면에서는 절세 계좌를 활용하는 전략이 특히 중요한데,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활용하면 납입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용 기간 중 배당에 대한 세금도 이연시킬 수 있다. 연금저축은 연간 600만 원, 연금저축과 IRP를 합산하면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한도가 적용된다. 결국 배당주나 배당 ETF는 수익률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성장 자산과 함께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현금흐름을 보완하는 구성 요소로 접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투자 방향이 될 수 있다.